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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마당

Junggye Yangeop Catholic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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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일 주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오늘 복음의 배경은 산입니다. 마태오 복음사가는 산에 오르시는 예수님을

되풀이하여 소개합니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겪으신 유혹의 마지막 장소

는 산이었습니다(4.8 참조). 예수님께서 참행복의 말씀을 들려주신 곳도 산

이었고(5.1참조), 굶주린 백성을 위하여 빵을 많게 하신 곳도 산이었습니다.

(15.29 참조), 복음서 끝에는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산에서 만나는 이

야기도 나옵니다(28.16 참조).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구약의 두 인물도 산에서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모세는 시나이산에서 하느님을 만나 그분의 계시를

받고 산에서 내려와 그것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합니다. 엘리야는 호렙산

에서 하느님을 만났고 그 산을 내려와 예언자의 길을 당당히 걸어갑니다.

이렇게 산은 인간이 하느님을 내면 깊이 만나는 장소입니다. 우리는 이

것을 물리적인 의미가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며 생각하고 그

분의 뜻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

축일을 지내며 우리도 우리 자신의 변모를 희망하며 산에 올라야 하는 이

유입니다. 산에 올라간다는 것은 세상의 방식으로 살기를 단념하고 하느님

의 생각을 받아들일 결심을 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결심이 없다면 우리의

신앙생활은 이 세상에서 주님의 복을 받아 세속적 의미에서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데에만 매여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만나려고, 주님과 함

께 머무르려고 이 에 오르지 않으면 참된 주님의 모습과 그 영광을 바라

보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산에서 그분을 뵈었으니 이제 다시 산을

내려와야 합니다. 베드로는 초막을 지어 산에 머물고 싶어 하였지만 예수님

께서는 산을 내려오시어 하느님 아버지께 받은 사명을 수행하러 길을 떠나

십니다. 성당에서 또 고요한 기도 속에서 우리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분

의 뜻을 생각하는 산을 경험합니다. 지금 우리도 이 산을 다시 내려가야 합

니다. 주님이신 스승께서 당신의 생명을 쏟으시고자 예루살렘을 향하여 나

아가셨듯이, 우리도 그분을 따라 산에서 들은 말씀과 산에서 본 그분의 참

모습을 마음에 품고 형제들을 섬기고자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